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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터는 못 사주지만, 생수는 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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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첼로피아CelloPia 2023. 7. 8.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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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아이들 넷을 친정부모님께 맡기고 신랑과 둘만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다고 한들 연애때처럼 카페, 맛집 투어를 떠날 순 없었다. 들깨를 심을 땅을 손보아야하기 때문.

 

심기를 기다리고 있는 들깨모종들

 

농장에서의 데이트다.

우리 신랑 연애때 참 멋졌는데

이젠 난닝구차림으로 관리기를 민다.

좀 아쉽지만 어쩔수 없다.

데이트도 데이트지만 농사 지어야지.

들깨 모종들 손가락만한 작은 길이인데도

어찌나 향이 좋은지

가을쯤 깻잎뜯어 고기구워먹으면 어찌나 맛날까?

 

마트에서 사면 다 돈인데.

잔뜩 뜯어 깻잎무침 장아찌도 해보련다.

 

 

아이들 보여줄 목적으로

아이들과 함께 심은 옥수수들은

비료도 딱 한번 줬는데 제법 잘 크고있다.

주말농장이 되어버렸으니 풀이 같이 큰다

 

신랑은 로터리치고 나는 풀관리.

비내린 뒤라 땅이 부드러워서 두둑주변을

내가 손으로 일일이 뽑아주고 나니

좀 관리받은 땅같이 됐다.

 

 

우리 셋째가 제일 기다리는 수박도 열매가 맺혔다

트랙터가 있었다면 편안하게 앉아서 할 텐데

우리 신랑 30도를 웃도는 이 날씨에

땀을 뻘뻘 흘려가며 넓은 땅을 관리기로 로터리 친다.

 

미니 트랙터를 중고로라도 하나 사주면 좋을텐데

알아보니 제일 싼게 최소 몇백부터 천만원은 가져야 한단다. 사줄까? 하니 신랑이 아니랬다가도 마음으론 갖고싶은지 "좀 사줘-" 하는데,

돈모아 사줘야겠다 싶다가도

작년에 서리태농사 지어 비닐값만 겨우 건진 초보 농부가 투자하기엔 큰 돈이라 선뜻 오케이를 못 했다.

 

일단 열심히 시원한 생수배달이라도 해야지.

작년에 산 200만원짜리 관리기만 해도 사실 우리에겐 과분하고 감사하다. 1년에 몇 번 안쓰니.

 

한 줄 두둑에 아이들과 심은 옥수수와 수박이 느리지만 예쁘게 커주고 있으니 감사.

 

쉬라는 신랑덕에

나는 풀뽑기만 좀 했지 오랜만에 네 아이 육아에서 해방되어 시원한 농막에서 쉬는데

땀흘리며 고생하는 우리 신랑 이따 맛있는거 많이 사드려야겠다.

 

 

정말 생명수같은 물 배달.

 

늘 한결같은 최고의 신랑

 

서울에서도 생활하다보니 이 작은 농막과 탁 트인 우리땅이 이렇게 소중한거란걸 다시금 깨닫는다.

특히나 최근 서울에서 주차문제로 고생 몇번 하고 나니 더더욱.

 

네 아이가 커가면서 엥겔지수가 급상승중이기에

작은소꿉놀이같은 주말 텃밭에 약간의 욕심을 내본다.

 

이것저것 더 뭘 심어볼까 즐거운 고민을해 본다.